스마트폰 가격 '1000불 시대'
스마트폰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가격이 오르면서 마침내 '1000달러 시대'에 접어들었다. 오늘(12일) 공개 예정인 애플의 아이폰 8(혹은 아이폰X) 가격이 1000달러 부터 시작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 가격대는 애플이 지난해 론칭한 아이폰 7의 최저가 649달러보다 50%, 아이폰 7 플러스의 769달러보다 30% 이상 비싸다. 오는 15일 출시 예정인 삼성의 갤럭시 노트 8도 대당 950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이와 관련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1일 미국 스마트폰 시장의 60%를 점유하는 애플과 삼성이 첨단 기술을 적용한 업그레이드 제품을 내놓으면서 경쟁적으로 가격을 올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소비자들은 왜 한 번 사면 10년 가까이 사용하는 TV나 냉장고 등 내구재 전자제품과 달리 거의 매년 신제품이 나오는 포켓 사이즈 전자기기에 1000달러나 되는 돈을 지출하는 것일까? 더구나, TV나 랩톱 등은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가격이 오히려 떨어졌다. 소비자기술협회에 의하면 TV나 랩톱은 15년 전과 비교해 가격이 각각 평균 467달러, 598달러로 50% 가깝게 하락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나 애플 측은 수천만 명의 스마트폰 사용자들이 기꺼이 높은 가격을 주고라도 신제품을 구입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스마트폰은 전화기능 외에 컴퓨터, 비디오 플레이어, 게임기, GPS 시스템, 뮤직 플레이어, 독서기, 플래시 라이트, 전자지갑 등 너무도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기 때문에 현대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기기라는 것이다, 시장조사업체인 이마케터의 최근 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하루 평균 3시간 이상 스마트폰을 사용한다. 다른 시장조사업체인 '무어 인사이트 & 스트레티지'는 소비자들이 스마트폰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다른 전자제품 업그레이드를 늦추고 있을 정도라고 밝혔다. 마음에 드는 스마트폰을 먼저 구입한 다음에 다른 전자제품을 산다는 뜻이다. 그만큼 소비자들에게 스마트폰의 가치는 크다는 설명이다. 또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은 배터리 수명을 늘리거나 화면 확대, 음성 지원 등의 혁신기술을 적용할 때마다 R&D(연구개발) 비용을 제품가 인상에 반영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애플도 새로 발표할 아이폰 X에 OLED화면, 무선 배터리충전, 새로운 센서 등의 요소를 새롭게 가미하면서 아이폰 7보다 80%의 가격 인상 요인이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하지만 최근 글로벌 금융기업, 바클레이스가 1000달러 짜리 스마트폰 구입 의사를 묻는 조사를 한 결과 응답자의 11%만이 '그렇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들은 평균 580달러 정도를 적정한 가격으로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애플이나 삼성전자는 지난해 선보인 할부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페이먼트 부담을 덜어준다는 전략이다. 김문호 기자 kim.moonho@koreadaily.com